쏟아지는 CT 판독에 영상의학과 전문의 “제발 노말(Normal)만 빼줘라” ... 휴먼영상의학센터 김성현 원장, 딥노이드 M4CXR 소개
- 휴먼영상의학센터 김성현 원장, 생성형 AI의 변화 소개
- “AI가 정상 영상만 걸러줘도 생산성 급증”
- AI 시대 영상의학, 가장 큰 문제는 ‘정확도’보다 ‘생산성’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일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CT는 계속 쏟아지는데 이를 판독할 전문의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휴먼영상의학센터 김성현 원장은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딥노이드 미디어데이’에서 ‘M4CXR의 임상적 효용을 검증’을 주제로 발표하며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현장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영상의학과 전공의가 하루 30건 정도의 CT를 판독하는 것이 적정 수준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대학병원 교수들조차 하루 100건 이상을 판독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는 “CT 장비는 5~10초면 촬영이 끝날 정도로 발전했지만 병목은 촬영이 아니라 판독”이라며 “검사는 계속 늘어나는데 판독 부담이 의료 현장의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건강검진 흉부 X선의 경우 대부분 정상 소견이어서 전문의들은 반복적인 정상 판독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건강검진 흉부 X선은 100건 중 95건 정도가 정상”이라며 “수십 년 동안 정상 영상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가장 힘들다. 그러다 보면 정말 중요한 이상 소견을 더욱 세심하게 분석해야 할 시간까지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 “이상 부위 표시보다 정상 필터링”… 생성형 AI가 바꾼 판독 방식
김 원장은 기존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합성곱 신경망) 기반 의료 인공지능(AI)과 생성형 AI(VLM)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정상 필터링’과 ‘판독문 자동 생성’을 꼽았다. CNN은 의료영상 AI 초기 단계에서 가장 널리 활용된 딥러닝 기술로, CT·MRI·X선 영상에서 폐렴이나 결절, 골절 등 특정 병변의 특징을 학습해 이상 소견을 탐지하는 데 주로 사용됐다.
기존 AI는 이상이 의심되는 부위를 표시하는 방식이었지만 오독(false positive)이 많아 오히려 전문의의 판독 시간을 늘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 AI는 빨간색으로 이상 부위를 표시했지만 결국 의사가 모두 다시 확인해야 했다”며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져 현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생성형 AI는 정상 영상을 선별하고 판독문까지 작성해줘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오래전부터 AI 회사에 부탁한 것이 ‘노말(normal, 정상)만이라도 빼 달라’는 것이었다”며 “정상 영상만 AI가 안정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면 전문의는 이상 소견이 있는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100장 중 정상 95장을 AI가 처리하고 의사는 5장의 이상 소견에 집중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AI가 정상이라고 판단한 영상도 전문의가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영상 데이터가 미래 의료자산 될 것”
김 원장은 또한 생성형 AI의 또 다른 강점으로 판독문의 구조화와 표준화를 꼽았다. 그는 특히 국제 의료용어 표준인 SNOMED CT 기반으로 판독 결과를 구조화하면 의료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SNOMED CT는 질병과 검사, 시술 등 의료 정보를 국제 표준 코드로 기록하는 의료용어 체계로, 병원 간 정보 공유와 의료데이터 분석, AI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된다.
기존 자유서술식(free text) 판독문은 연구나 통계 분석, 환자군(cohort) 검색에 한계가 있지만 표준 용어 체계를 적용하면 원하는 조건의 환자를 즉시 검색하고 다양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예를 들어 ‘45세 이상 흡연 남성 가운데 오른쪽 폐 상엽에 2cm 이상 종괴가 있는 환자’를 즉시 찾을 수 있다”며 “이런 구조화된 데이터는 향후 의학 연구와 의료 AI 학습에 매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드 기반 데이터는 환자용 쉬운 설명이나 영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도 쉽게 변환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의료 AI가 생산하는 판독 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생성형 AI 확산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더 중요한 문제는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며 “AI가 판독과 처방 등 의료행위에 더 깊이 관여할수록 법적·제도적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생성형 AI의 임상적 가치는 정확도만이 아니라 의료진의 생산성을 높이고, 의사가 정말 중요한 이상 소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며 “이것이 의료 AI가 실제 현장에서 자리 잡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원문 링크: https://www.hnews.kr/m/page/view.php?no=68812